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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행기(성주억) - 지리산 벽송사로
작성자 관리자 [2015-07-03 10: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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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벽송사로
 

지리산 서암정사와 벽송사
 
지리산 벽송사로 1... (함양IC를 나가며) 2014. 8.23
 
평안도가 고향인 옹녀와 전라도가 고향인 변강쇠... 이들은 제각기 음란한 생활을 하여 왔다. 여자는 북쪽 여자라 남쪽으로 가고, 남자는 남쪽 남자라 북쪽으로 가다가 도중에서 만나 바로 결혼을 하여 지리산에 들어가 살게 되었다. 어느 날 변강쇠는 장승을 패어 때다가 동티가 나서 죽고 만다. 옹녀는 중, 초라니(小梅), 풍각쟁이 등에게 장사(葬事)를 부탁하고 시신을 만지는 사람마다 역시 장승에게 화를 입어 죽는다. 이는 고전 문학의 하나인 신재효의 판소리 내용인 변강쇠타령으로 횡부가(橫負歌), 가루지기타령이라고 한다.
예부터 성적 표현이 지나치게 비속(卑俗)한 내용을 서민적인 냄새가 짙으면서도 차원 높은 문학적 표현으로 신재효가 개작(改作)하였는데 박동진에 의해 전수되었다. 변강쇠와 옹녀의 일화를 담은 변강쇠 타령이 전해오는 곳...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지리산 칠선계곡에 있는 벽송사다. 창간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신라 말이나 고려 초로 추정한다. 조선 중종 때 벽송스님이 중건하여 벽송사(碧松寺)라 부른다. 6.25 당시 화재로 소실된 것을 중건하였다. 원통전 뒤에 있는 도인송(松)과 미인松이 사찰의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한편 ’불법을 닦을 때 생사를 해탈하려면, 먼저 생사가 없는 이치를 알아야 하고(知無生死), 둘째 생사가 없는 이치를 증득하여야 하며(證無生死), 셋째 생사가 없는 것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用無生死).”는 유명한 말을 남긴 조선말 서룡(瑞龍)스님이 입적(入寂)한 곳이기도 하다. 入寂... 천주교에서의 선종(善終), 개신교에서는 소천(召天)과 함께 入寂은 불교에서 죽음을 뜻한다. 入寂하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법어(法語)를 남긴 성철 스님... 눕지 않고 참선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를 오래 수련한 그는 ‘가야되나 보다. 참선 잘 하거라.’라는 말과 함께 좌탈입망(坐脫入亡)하였다.
이 벽송사를 산수산악회를 따라 8월 23일 여행을 떠났다. 남대전IC를 통과한 여행길은 금산, 무주, 장수에 이어 60령 고개를 넘으면 함양이다. 푸른 숲으로 둘러친 산야(山野)... 논에는 벼이삭이 패고 있으니 가을이 성큼 닦아오고 있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으니 얻기는 어렵고 잃기는 쉽다는 어느 선각자의 말씀이 생각난다. 돌이 부딪칠 때 불이 번쩍하는 것처럼 석화광음(石火光陰)같은 세월... 시간은 만물을 운반함은 물론 마음까지 가져가니 안타까운 일이다. 함양분기점에서 팔팔 고속도로로...
 
지리산 벽송사로 2... (함양 상림을 지나며) 2014. 8.23
물레방아 고을 함양... 박지원이 이곳 안의에서 현감으로 있을 때 물레방아를 처음 세웠다. 물 하니 어느 잡지에 나온 공자의 대수필관(大水必觀)이 생각난다. 물은 여러 생물에게 두루 도움을 주지만 억지로 하려고 하지 않으니 덕(德)을 닮고 둘째 낮은 곳으로 흐르며 물길이 구불구불하더라도 반드시 지리를 따르니 의(義)를 닮았단다. 콸콸 솟아나며 끝이 없으니 도(道)를 닮고 물길이 터주면 메아리 소리처럼 재빨리 흘러가고 백 길의 골짜기를 아무런 두려움 없이 떨어지니 용(勇)과 닮았단다.
파인 곳을 가더라도 반드시 평평해지니 법(法)과 닮았고, 한 곳을 가득 채우더라도 고르게 할 일이 없으니 정(正)과 닮았단다. 눈에 띠지 않을 정도로 작고 미미한 곳까지 두루 미치니 찰(察)과 닮고 같은 곳을 들고 나며 스스로 맑고 깨끗해지니 변화(變化)와 닮았다. 중국의 경우 강이 구불구불 흐르더라도 동쪽으로 나가니 지(志)를 닮았단다. 무엇을 보든 세심한 마음을 가진 공자... 이를 大水必觀이라 한다. 그래서 공부는 책에서만 배우는 것만 아니라 설거지를 하면서 음식의 낭비를, 산에서 쓰레기를 주우면서 자연보호를 배우는 것처럼 현장체험에서 배우는 것이 더 확실히 배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함양읍을 지나면서 이곳의 상림(上林)... 국내 최고의 인공 숲으로 봄의 신록,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 등 사계절마다 색다른 낭만이 있는 곳이다. 신라 진성여왕 때 함양태수인 최치원(崔致遠)이 홍수의 피해가 심하여 농민을 동원하여 둑을 쌓고 가야산의 나무를 옮겨 조림한 것이란다. 36,000평의 경내에는 함화루(咸化樓), 척화비, 문창후 최선생 신도비(文昌候崔先生神道碑) 등 문화재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4대강 개발 사업... 치수(治水)사업의 일종으로 착안은 좋았는데 일부의 비판 역사가 해답할 일이다.
신라시대 뛰어난 문장가였던 崔致遠... 높은 신분제의 벽에 가로막혀, 자신의 뜻을 현실정치에 펼쳐 보지 못하고 깊은 좌절을 안은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그는 불행한 삶일 것이다. 공부하니 공부를 못하는 아이가 성적표를 받아왔다. 전 과목이 '가'인데 딱 한 과목만 '양'이었다. 아버지가 아이의 성적표를 보고 한마디.... ‘골고루 공부해야지, 너무 한 과목에만 치중하면 안 된다.’는 말씀... 그 아버지에 그 아들... 부창부수(父唱子隨)랄까? 부전자전(父傳子傳)이랄까? 함양을 지나면 국악의 성지 남원시에 이른다.
 
지리산 벽송사로 3... (실상사를 지나며) 2014. 8.23
남원시에 들어오면서 아영면... 흥부의 발복지다. 지리산IC를 지나면 인월면인데 이곳이 흥부의 출생지다. 선악(善惡) 형제의 이야기로 구성된 흥부전(興夫傳)은 악(惡)한 형이 선(善)한 동생을 흉내 내다 실패한다는 모방(模倣) 이야기다. 이는 혹 떼러 갔다 혹 붙이고 온 영감 이야기와 동일 유형의 설화로 권선징악(勸善懲惡)을 교육하는 자료로 평가된다. 착하고 마음씨 고운 흥부는 무능하다는 비평을 면할 수 없다. 그런 반면에 놀부는 소금장수, 자린고비, 스쿠리치 영감, 짠돌이처럼 구두쇠로 평가받고 있다.
흥부의 생가지인 인월면을 지나면 신라 구산선문(九山禪門)중 최초의 선종 사찰인 실상사가 있다. 참선수행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을 중요시하는 불교의 한 종파인 선종(禪宗)... 이에 반하여 경(經)과 논(論) 등을 중요시하는 종파인 교종(敎宗)으로 구분한다. 九山禪門은 보림사, 실상사, 태안사, 봉암사, 봉림사, 성주사, 굴산사, 릉녕사, 광조사인데 일부는 폐사되고 일부는 북한에 있다. 심산유곡(深山幽谷) 속에 너른 들판에 있는 실상사는 백장암 삼층 석탑을 비롯하여 많은 문화재가 산적(散積)하여 사적지로 지정되어 있다.
실상사가 있는 산내면에는 뱀사골이 있다. 반야봉과 토끼봉 사이에서 발원한 뱀사골은 100여 개의 크고 작은 폭포와 소(沼)가 줄을 잇는가 하면 1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너럭바위가 산재하면서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졌다. 한편 뱀사골이라는 이름은 골짜기가 뱀처럼 심하게 감입곡류(嵌入曲流)하는 데서 유래된 것이라고 전한다. 이 아름다운 계곡을 두고 디즈니랜드나 그랜드 캐넌을 갈 필요가 있을까?
여행길은 다시 남원에서 함양군 마천면으로 우측으로 가면 백무동이다. 원래 100명의 무당이 거쳐했던 골짜기라 하여 백무동(白巫洞), 안개가 뒤덮이고 있다고 하여 백무동(白霧洞)으로 불리기도 하였으나 현재는 백무동(白武洞)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전략의 요충지로 무사(武士)를 많이 배출한 동네라는 뜻이란다. 한편 함양의 지명(地名)은 물이 쉬엄쉬엄 쉬듯 흘러 휴천(休川)면, 물이 말달리듯 흐른다 하여 마천(馬川)면, 물이 날아가는 화살처럼 흘러 시천(矢川)면으로 불리고 있으니 옛 조상의 슬기를 알 수 있다. 여행길은 좌측으로 가면서 칠선 계곡에 다다른다.
 
지리산 벽송사로 4... (실상사를 지나며) 2014. 8.23
지리산 최대의 계곡미를 자랑하는 칠선계곡... 설악산의 천불동계곡,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계곡으로 불린다. 험난한 산세와 수려한 경관, 지리산 최후의 원시림을 끼고 있는 칠선계곡은 7개의 폭포수와 33개의 소(沼)가 펼쳐지면서 계곡에 오를수록 골은 더욱 깊고 날카로워 숱한 생명들을 앗아가 ‘죽음의 골짜기’로 불린다. 특히 우기(雨期)의 등반(登攀)은 등산로가 계곡으로 변하니 더욱 조심해야 한다. 이곳의 선녀탕... 곰이 훔친 선녀의 옷... 마침 사향노루의 뿔에 걸려 이를 선녀에게 주었다는 전설... 곰은 쫓겨나고 사향노루는 칠선계곡에서 살게 해 주었다고 전한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모두 계곡으로 천왕봉 방향으로 올라갔으나 나는 반대방향으로 서암정사(西庵亭寺)로 향했다. 西庵은 서쪽의 바위를 뜻하고 정사(亭舍)는 신앙에 따라 수행하는 사람들이 머무는 곳이라 한다. 이곳에서 亭寺라고 쓰는 것을 보니 벽송사의 암자였을 때는 西庵亭舍, 이제 독립하여 亭寺라고 하는지... 1960년대 중반부터 원응(元應)스님이 불교의 이상세계를 상징하는 극락세계를 그린 대방광문을 비롯하여 10여 년간 석굴 법당, 광명운대, 사자굴 등 자연 암반에 무수한 불상을 조각하였다.
특히 이곳의 석굴법당... 아미타불을 위시해 8보살, 10대 제자, 신장단 등이 장엄하면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조각돼 있다. 그는 한국전쟁을 전후해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졌던 이곳에서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인류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발원으로 불사를 시작하였다. 입구의 돌기둥에 새긴 주련(柱聯)... 백천강물 만갈래 시내가 흘러(百千江河萬溪流) 바다로 돌아가니 한 물 맛이네(同歸大海日味水) 삼라만상 온갖 가지가지 모양이여(森羅萬象各別色) 근원에 돌아가니 원래로 한 몸이라(還源元來同根身)... 세상의 모든 이치가 하나이니 갈등을 풀자는 뜻 같은데 요즘 정치... 동전의 앞뒤처럼 갈등만 심하다.
특히 세월호 사건에 모든 민생 법안이 마비되고 있다. 이는 의원들이 원내에서 해결할 일들을 장외 투쟁으로 나가니 시정잡배들과 무엇이 다르랴... 다수당을 무력화 시킨 국회선진화법도 문제다. 다시 법송사로 갔다. 경내에 있는 장승... 오른쪽은 불법을 지키는 호법대장군으로 남장승, 왼쪽은 잡귀를 통제하는 금호장군으로 여장승이다. 1969년 화재로 얼굴이 타버려 몰골이 말이 아니다. 여행길은 벽송사 뒤로 두고 하산하면서 마친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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